한국학을 세계로, 한국 전통 문화 너무 좋아요!

글/주경식 사진/권순형 | 입력 : 2023/10/31 [10:31]

▲ 한국학 전도사를 자처하는 서호주 커틴대학교 한국학과의 조안나 엘빙-황 교수.©크리스찬리뷰     

 

퍼스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외국인

 

서호주 커틴대학(Curtin University)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조안나 엘빙 황 교수를 만났다. 그녀는 핀란드인이다. 그녀는 핀란드 태생의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호주커틴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핀란드인이 서부 호주 커튼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녀는 핀란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치고 유럽의 젊은이들이 일찍 독립해서 자기의 인생을 찾아가듯이, 그녀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벨기에로 유학을 갔다.

 

핀란드와 벨기에는 같은 유럽연합에 속해 있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쉽게 유학을 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벨기에에서 신학공부를 잠깐 했다.

 

핀란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벨기에로 유학 와서 첫 번째 선택한 공부가 신학이었다. 왜 신학공부를 했냐고 물어보진 않았지만 어린 나이지만 나름 인생에 대해 깊게 고민했던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영국 웨일즈로 왔다. 웨일즈에서 공부를 하다가 한국인 남편을 만나게 된다. 그녀가 한국인 남편을 만난 이야기도 재미있다.

 

사실 그녀는 남편 누나의 친구였다. 남편을 알기 전 남편의 누나를 먼저 알고 지냈다. 그러다가 친구를 통해서 남편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친구의 남동생과 국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의 성(Sir name)은 남편 성을 따라 황 씨이다.

 

그녀의 남편은 소위 PK(paster’s kid)이다. 그녀의 시아버지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한국에서 오랫동안 목회를 했던 황원석 목사이다.

 

그녀는 영국 쉐필드대학에서 한국학(BA)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이야 K-Pop이니 K-드라마니 한류문화가 인기지만 1990년대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을 때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특이하게 쉐필드대학에서 한국학 공부를 선택했다.

 

쉐필드 대학에서 한국학 공부를 하다

 

“지금이야 한류가 유명하고,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199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을 잘 몰랐잖아요. 그래서 제가 한국학을 공부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그딴 것을 왜 공부하느냐? 북한에서 살려고 하느냐? 이해들을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잘한 결정이었어요. 그때는 한국문화가 잘 알려지지 않았고 한류가 지금처럼 관심도 많지 않을 때였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아주 인기잖아요. 처음에는 학위 마치고 자리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자리도 많고 제가 벌써 중견 학자가 되었어요. 일찍 한국학을 공부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녀는 쉐필드대학에서 한국학 공부를 학부 과정부터 시작해서 2006년에 한국학으로 박사학위(Ph. D of Korean Studies)를 취득했다.

 

영국의 쉐필드대학에 1990년대 중반에 한국학 학과가 있었다는 것이 놀라워 기자가 물어보았다.

 

“네 특이하게 그 당시 1996년도에 영국 쉐필드 대학에 한국학(Korean studies) 학과가 있었어요. 제가 쉐필드대학에서 한국학 학부(B.A of Korean studies)를 마칠 때 다행히 학점이 좋아 Hornors 과정에 입학해서 바로 박사과정(Ph. D)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그동안 결혼을 해서 아이를 세 명이나 낳는 바람에 시간이 좀 걸리긴 했습니다.

 

제가 한국학에서 연구한 분야는 ‘한국 식민지시대 문학 비평’입니다. 이광수, 최남선 같은 분들 보면 대단해요. 특히 최남선을 보면 당시 어떻게 그런 시를 창작할 수 있었는지 놀라워요.”

 

한국학 전도사

 

2006년 그녀는 쉐필트대학에서 학위를 마치자 바로 쉐필드대학 한국학과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쳤다. ‘한국 현대문학’ ‘한국의 식민지 시대의 여성문학’에 대해 강의했다. 그리고 2010년 독일 프랑크프르트 괴테 대학(Johann Wolfgang Goethe-Universität Frankfurt am Main)으로 옮겨 그곳에서 한국학과를 처음 개설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2010년 괴테대학에 한국학을 처음 개설할 당시만 해도 유럽에서 한류가 지금처럼 유명하지는 않을 때였습니다. 너무너무 어려웠어요. 다행히 한국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이 있어서 제가 괴테 대학에서 한국학을 개설하고 강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2012년 서호주 대학(Western Australia University)으로 오게되었다. 여기서도 그녀는 처음으로 한국학을 개설하였다.

 

“네 저는 한국학 전도사 같아요. 하하~, 제가 가는 대학마다 한국학을 개설했어요. 서호주대학에서는 무려 10년을 있었어요. 제가 참 열심히 했어요.

 

맨처음 서호주대학에서 한국학을 시작할 때는 학생이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제가 2022년 떠날 때는 한국학을 등록한 학생수가 무려 8백 명에 달했어요.

 

▲ 한국학 전도사를 자처하는 서호주 커틴대학교 한국학과의 조안나 엘빙-황 교수.©크리스찬리뷰     

 

심지어 한국학을 전공으로 선택해 등록한 학생들도 100명이 넘었어요. 퍼스가 사실 그리 큰 도시가 아닌데 서호주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으로 공부하는 학생이 1백 명이 넘었다는 사실은 굉장한 일이에요. 지금 한국학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인기 있는 줄 몰라요. 그만큼 한국 국격이 올라가 있고 한류문화가 세계적으로 선풍을 끌고 있는 거예요.”

 

그녀가 자신 스스로를 ‘한국학 전도사’ 같다고 표현했을 때 박수를 쳤다. ‘한국학 전도사’ 그보다 그녀 자신을 정확히 묘사하는 말은 없어 보인다. 그녀의 고백대로 그녀는 가는 곳마다 ‘한국학’을 개설하여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심지어 한국문학에 대해서까지 한국의 여느 대학 못지 않게 외국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해서 가르치고 있다.

 

커틴 대학에서 다시 한국학을 개설하다

 

그녀는 2022년 서호주대학을 개인적 사정으로 사임하고 커틴대학(Curtin University)으로 옮겼다. 그녀가 옮길 당시 커틴대학도 교과 과목이나 전공으로 한국학이 없었다.

 

▲ 한호 수교 60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된 공개 강연회. 서호주 한국연구소와서호주대학이 공동 개최했다.©Joanna Elfving-Hwang     

 

▲서호주대학 한국학 연구소가 개최하는 세미나 광고.©Joanna Elfving-Hwang

 

“제가 서호주 대학을 사임하고 작년에 커튼대학에 옯겨 갈 때도 커튼대학에 한국학이 없었어요. 그런데 들어보니까 아주 예전에는 있었다고 해요. 호주에 있는 대학 중 호주국립대학(ANU), 스윈번대학(Swinburn University), 시드니대학(Sydney University), 모나쉬대학(Mornash University) 등이 비교적 오래전에 한국학이 개설되어 있는 학교였는데 커틴대학도 1991에 신규석 교수가 한국학 커리큘럼을 개발해서 가르쳤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1990년대에 일반적으로 아시아학이 인기가 없었을 때였고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없어서 힘들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근 20년을 지탱해 왔는데 한류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직전인 2008년에 신 교수가 은퇴하면서 커튼대학에서 한국학이 없어져 버렸어요.

 

그리고 제가 작년에 새로 부임해서 한국학을 다시 시작한 것입니다. 여기서도 맨 처음 시작할 때는 0명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올해 한국학 강의를 듣는 학생이 무려 100명 가까이 됩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놀라운 일이에요?

 

현재 커튼대학의 한국학 전망이 매우 좋습니다. 왜냐하면 커틴대학은 서호주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 그리고 동 아프리카 모리셔스(Mauritius)에까지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대학입니다. 앞으로 한국학이 더 발전해 가리라고 전망합니다.”

 

서호주 하이스쿨 학생들을 위한 무료 한국어 교육

 

그녀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다. 그녀의 한국사랑은 무엇보다도 감동적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만 하더라도 얼마나 바쁘겠는가? 세 자녀의 엄마로 그리고 한국학 교수로 연구하랴, 가르치랴, 무엇보다도 ‘한국학 전도사’의 사명을 갖고 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서 그녀의 찐 한국사랑은 서호주 고등학생들에게 한국어가 서호주 대학입학 평가고사(ATAR, Australian Tertiary Admission Rank)의 인기과목으로 선정되기 위해 남모르는 애를 쏟고 있다.

 

“현재 커틴대학에서 일주일에 한번 하이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어요. 무료로 한다고 하니까 약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사람들과 고등학생들이니 부담없이 와서 공부해서 한국어를 통해 나중에 한국학까지 관심을 갖고 공부한다면 좋은 연결이 되는 거잖아요.

 

현재 15명 정도 하이스쿨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지만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요.”

 

조안나 황 교수를 기자 일행에게 소개해준 서호주 페이 듀다 명예영사가 인터뷰시 동참했었다. 곁에서 듣고 있던 페이 듀다가 힘주어 강조한다.

 

“2019년까지 한국어가 서호주 대학입학평가 고사의 정식과목으로 있었어요. 그런데 이탈리어 등 유럽언어에 밀려,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줄어들어 예전에는 서호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고등학교가 일곱 학교나 되었는데 지금은 한 곳밖에 남지 않았어요. 그런 바람에 서호주 대학입학평가 고사의 과목에서 사라졌어요. 안타까운 일이에요.”

 

페이 듀다는 서호주에서 한국어가 오래전에 대학입학평가 고사의 정식 과목으로 있었는데 이제 한국어를 공부하는 고등학교가 많이 없어지는 바람에 서호주 대학입학 평가 고사의 과목에서 몇 년 동안 없어졌다며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다행히 올해 다시 한국어가 서호주대학입학 평가고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아야 한국어가 서호주 대학입학 평가고사에 정식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

 

페이 듀다 명예영사는 앞으로 한국어 교육과 한국어 보급을 위해 서호주 한인 커뮤니티와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도와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에필로그

 

그녀의 현재 직함은 다양하다. 커틴대학 국제협력담당 학장이자 한국학과 교수 그리고 서호주 한국 연구센터 소장이다. 조안나 엘빙 황 교수가 언급했듯이 커튼 대학은 서호주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 그리고 동아프리카 모리셔스(Mauritius)까지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대학이다.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 커튼대학은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 가운데 그녀는 특별히 동남 아시아를 담당하는 국제협력 학장이다. 그녀는 커튼대학이 국제교류를 위한 동남 아시아 나라 가운데 한국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좋아한다.

 

“저는 현재 부총장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전략회의도 같이 하고 있고 다음 주에는 이일을 위해 타일랜드도 가야 해요. 이일들과 연관해서 제가 많은 곳에 멤버십을 가지고 있어요. 매우 바쁩니다.

 

▲ 조안나 엘빙-황 교수와의 인터뷰를 주선한 페이 듀다 명예영사가 인터뷰 자리에 함께했다.©크리스찬리뷰     

 

그런데 감사하게도 커튼대학이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국학 교수로, 한국학을 세계에 많이 알려야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무척 고무되는 일이죠.”

 

그녀는 약간의 상기된 목소리로 한국을 힘주어 강조한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이런 외국인에게 명예 한국시민권을 부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

 

글/주경식|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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