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에 눈을 뜬 사람

강승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3/12/22 [12:54]

우리는 새해를 맞아 가장 먼저 ‘은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당면한 삶의 위기, 신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혜에 눈을 뜨지 못하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 탈진하게 되고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사역하게 되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져서 위기를 맞이하면 기초 체력 회복을 위해 훈련하거나 기본기에 집중하듯이 우리의 신앙생활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앙의 기초와 기본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 신앙의 기초와 기본기가 바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깨닫고 은혜에 눈을 뜬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로마 감옥에 투옥되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로마 감옥에서 옥중서신을 기록하며 소아시아 지역에 있는 성도들에게 자신의 상황 때문에 슬퍼하지 말고 오히려 성도들이 이단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주님의 몸 된 교회 공동체를 중심으로 믿음으로 기쁘게 살라고 권면했다. 

 

율법 전문가였던 사도 바울이 어쩌다가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고 행위보다 은혜를 강조하며 은혜에 눈을 뜬 사람이 되었을까? 그 질문에 대해 바울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진노의 자식’이였는데(엡 2:3),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으로 인해 구원 받고(엡 2:8-9)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사도가 되었다고 강조하며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진노의 자식’이란 뜻은 ‘죄를 짓는데 적극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은 어쩌다 한 번 실수하여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적극적으로 생각과 마음과 행동으로 날마다 죄를 짓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은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이 아니라 ‘내 맘대로’ 사는 삶, 육체의 정욕대로 살아가는 삶이다. 

 

그러나 사도 바울처럼 은혜에 눈을 뜬 사람이 되면, 사역할 때 힘 자랑 하지 않고 겸손하게 사역하게 된다.  사도 바울은 ‘지극히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셔서.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부요함을 이방 사람들에게 전하게 하시고’(3:8)라고 고백한다. 

 

바울이 간증할 때 자신이 율법 전문가였다고 바리새인이었다고 자랑하지 않고 은혜를 입었다고 겸손한 태도로 이야기를 한다.  스데반 집사의 설교를 듣고 유대인들이 분노하여 돌을 들어 던질 때 율법대로 증인이 되었던 청년 사울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왜 이렇게 바울이 변해 버린 것일까? 그것은 바울이 십자가에서 죽었기 때문이다(갈 2:20). 바울은 자신이 희망하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의 내가 되었습니다.

 … …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고전 15:10)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경험을 간증하고 성도들이 바울처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은혜 안에서 살아가기를 희망했다.

 

새해에 우리 모두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려면 하나님의 은혜를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왜냐하면 은혜를 놓칠 때 내 힘과 능력을 의지하게 되고 의무감과 책임감의 포로가 되기 때문이다. 

 

은혜에 눈을 뜬 사람은 사역하다가 보상을 요구하지 않지만, 율법을 붙잡은 사람은 반드시 보상을 요구한다. 그리고 보상해 주지 않으면 섭섭해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행위를 자랑하지 말고 은혜에 눈을 뜬 사람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은혜에서 시작된 열심, 은혜에 눈을 뜬 열심으로 사역 할 때 섬김과 헌신은 어렵지 않게 되고 오히려 감사의 고백이 되고 찬양의 가사가 되기 때문이다.〠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 강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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