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은 끝이 아닙니다

홍관표/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2/11/26 [10:16]

벌써 이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접어 들었다. 그렇게도 두툼했던 12장의 달력도 이제 한 장만 남겨져 있다. 하지만 마지막은 끝이 아니다. 한 달이 지나면 또 한 해의 달력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이하는 동안에 어린아이가 청년이 되고 청년이 장년이 되고 장년이 백발의 노인으로 변하고 만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을 맞는다. 그렇다고 끝은 아니다. 그 후에 또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빈부귀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 번 죽는 것은 정한 것이다. 예외가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혹자는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머니 뱃속을 나오면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듯이 죽음 후에는 영원한 세상이 있다.

삼세번 산다는 말이 있는데 어머니 모태에서 열 달 사는 것이 첫 번째 인생이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70-80년, 길면 90-100년 사는 것이 두 번째 인생이고, 인생 나그네 길을 마치면 본향에서 영원히 사는 것이 세 번째 인생이라 할 수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이 한 곳에 이르러 해가 저물었다. 마침 그 동리에 대궐처럼 큰 집이 있는지라 하룻밤 쉬어가기를 청했는데 주인이 “이 집은 여관방이 아니니 저 건너 객주집으로 가시오” 라고 말했다. 그때 김삿갓이 묻기를 “이 큰 집에 몇대나 살아 오시는 겁니까”하니 “16대를 살았다”고 한다. “그 16대가 지금 생존해 계신가요?” 다시 물었다. “그야 세상을 다 떠났지요” “그렇다면 당신도 살다가 갈 나그네, 나도 나그네이니 같은 천지의 인생인데 하룻밤 함께 쉬어 갑시다.” 그래서 그날 밤 그 집에서 쉬어갔다는 것이다.

분명 인생은 나그네, 잠시 지나가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나그네 인생은 모든 것을 다 비워두고 떠나야 할 존재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천년만년 살 것 같지만 사실 출생이란 문을 열고 들어와서 100년이 못되어 출구로 나가 떠나야 되는 세상이다. 죽는다는 말은 유쾌한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이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한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히 9:27)

죽음은 끝이 아니다. 분명 죽음 후에는 영원한 세계가 있다. 천국과 지옥이 있다. 사람은 죽은 후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시고 독생자 예수를 보내셔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값을 다 치루어 주셨는데 하나님이 보내신 그 예수를 믿었는가에 대한 심판인 것이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 것은 평소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불렀던 그 아버지 집에서 하나님이 자녀로 영원토록 당당하게 살 것이기 때문이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예수)를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천국 영주권)를 주셨으니”(요 1:12).

참으로 반갑고 복된 말씀이다.

예수 믿고 신앙생활하는 성도들이 인생 나그네 생활을 마치고 영원으로 통하는 죽음을 통과할 때, 하나님 자녀의 특권을 가지고 당당하게 아버지가 계시는 본향천국으로 입성하게 된다니, 이것 이상 축복이 또 어디 있을까?

나는 요즘 인생말년에 묵상하는 말씀이 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 4:18) 


 홍관표|크리스찬리뷰 편집고문, 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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