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영화를 관람하고...

홍관표/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05/26 [12:07]
얼마 전에 아들 부부가 한국에서 ‘국제시장’이 들어왔다며 함께 관람하러 가자고 하기에 우리 내외는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이 영화는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 준 우리 아버지들의 고단한 삶을 그려내어 큰 공감을 주었다. 그 시절 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는 중에 내가 64년 전에 부산으로 피난가서 국제시장을 맴돌며 고생했던 시절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따라서 이것이 우리 이민 1세 부모들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웬지 마음이 짠해졌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장과 성공에는 6.25 전쟁 중 얼떨결에 가정의 가장이 되어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기 위해 모진 고생을 했던 국제시장의 주인공 김덕수와 같은 부모님들이 계셨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이역만리 독일 광산으로 떠났던 파독 광부들, 꽃다운 나이에 이국땅에서 시체를 닦으며 힘든 노동을 했던 파독 간호사들, 외화를 벌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베트남 전쟁터로 갔던 기술 근로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우리 이민사회의 성장과 성공 뒤에는 이민 1세들의 수고와 희생이 있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멀고 먼 지방에 가서 산소기를 들고 무거운 쇠붙이를 잡고 일했던 땀 흘림이 있었다.
 
1.5세와 2세들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호주 주류사회에서 당당하게 일하고 있는 것은, 그들 뒤 낯선 땅에서 최선을 다했던 이민 1세대 부모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돈을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새벽부터 투잡(two jobs)을 뛰며 청소기를 들고 이집 저집 쫓아다녔던 이민 1세의 부모들,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서툰 영어로 몇 마디로 힘들게 살았던 우리 부모들의 고달펐던 이민의 삶, 이런 1세들의 헌신이 밑걸음이 되어 오늘날 이민사회와 1.5세와 2세들이 이만큼 대우를 받고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짧은 역사 속에서 괄목할만큼 성장한 이민교회 뒤에는 그렇게 희생을 감수한 이민 1세 신앙인들이 있었다. 피곤한 이민생활이지만 하나님을 향한 일편단심의 신앙으로 새벽기도, 철야기도, 구역모임, 수요예배, 주일예배 그리고 각종 부흥회에 출석하여 은혜를 받았다.
 
호주교회 셋방살이하며 김치 냄새 난다고 설움을 당하면서도 열심히 모였고 김치, 고추장, 된장을 손수 담으며 부족한 교회 재정을 메꾸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부엌일, 청소일을 하고 한글학교와 주일학교에서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일에 수고와 땀을 흘렸다. 
 
안먹고 안쓰고 모아 드린 헌금으로 자체 예배당을 마련하고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에 감격하여 목이 터지도록 울면서 감사하며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아버지 세대에 ‘국제시장’ 이야기가 있다면 이곳 호주 이민 1세에게는 이민생활의 헌신과 희생이 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1.5세와 2세들은 1세 부모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은 선배들의 수고와 땀을 기억하고 그들의 주님을 향한 열정과 헌신을 본받아 이를 후대들에게 계승해야 할 것이다. 〠

홍관표|크리스찬리뷰 편집고문, 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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