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만이 살길이다

Good communities are the solutions to us!

김동원/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3/25 [16:16]

▲ 도날디나 카메론은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선교사업을 시작할 때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그녀는 1800년도 후반부터 중국이민사회에 불법으로 이주해 오는 어린 소녀들을 보호하며 교육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DCH 
 
“이민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항상 대답하는 말이 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과 항상 좋은 만남을 가지십시오.”  사람들은 상생의 관계, 아니면 적어도 공생의 관계 속에서 삶을 펼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만남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가 ‘가족·가정’이고, 사회로 나가면 종교 단체나 학업이나 직장으로 모인 단체에 반드시 속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어디에 속하는가?’에 따라서 인생이 다르게 펼쳐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글을 전개해 본다.

예전에 미국 서부지역 가출청소년 상담소에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다. 주로 흑인 청소년들과 시간을 보냈는데, 몇 달 동안 상담소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공통적인 것을 발견했다. 그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가정에도 속하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속하지 못하는 부적응자들이 가출을 하고 문제 청소년이 된다는 결론이다.

상담소에 있는 남미계통과 백인 청소년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무소속’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어떤 환경이든지 본인에게 소속감이 없으면 혼자서 방황하고 괴로워하다가, 결국 언젠가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현실을 도피하며, 가출을 통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선다는 결론이다.

그래도 상담소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그 상담소 기숙사 자체가 새로운 공동체가 되어서 결국 회복되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여전히 거리에서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들은 어두운 미국의 거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이름없는 엑스트라 배우와 같이 지금도 사라지고 있지 않나 염려해 본다.

또한 필자는 2000년도 초반에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DCH(Donaldina Cameron House) 에서 지역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의 난민 자녀들을 교육한 적이 있다.  DCH는 뉴질랜드에서 출생한 Donaldina Cameron 여사에 의해서 1800년도 후반부터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해 오는 매자(妹仔, Mei Jai, little sister)를 보호하며 교육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 미국 서부 중국 이민 사회에는 불법으로 건너오는 매자들이 몸종이나 매춘부의 목적으로 유입되면서 가정파탄과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런 모순된 동양인 이민사회의 중심에 Donaldina여사가 매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단체가 DCH이다.

당시 Angry Angel of Chinatown이라고 불리던 Donaldina 여사에 의해 보호를 받은 많은 중국계 여성들은 그 단체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영어를 비롯한 여러 교육을 받고는 미국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후손들이 DCH의 후원자로 받은 은혜를 계속해서 보답하고 있다.

필자가 DCH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2000년도 초반의 상황도  미얀마, 라오스 등에서 난민으로 미국에 정착한 가정의 자녀들이 소속감이 없이 지내기는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DCH를 통해서 소속감을 얻게 된 난민 자녀들이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두각을 나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좋은 공동체에 속하면서 좋은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필자 이외에도 DCH 출신의 대학 교수들과 의사, 고등학교 교사들, 회계사들도 자원 봉사를 했다.

한번은 중국계 회계사인 Julie 씨에게 자원봉사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을 했다.

▲세크라멘토 스트리트(Sacrmento Street)에 있는 도날디나 카메론 하우스 앞을 지나고 있는 케이블카 ⓒDCH
 
“DCH 공동체를 통해서 좋은 영향을 받아서 저희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지금은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데, 대학 때부터 계속해서 이곳을 찾아와 봉사합니다. 왜냐면, 대학을 가도 직장을 가도 이런 좋은 공동체를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자녀들도 이곳에 자주 데리고 오며 같이 봉사합니다.”

받은 은혜에 대한 보답도 있지만, 꾸준히 좋은 공동체에 속해 좋은 영향을 받고자 하는 그녀의 선택이었다. 결국 Julie 씨의 영향력을 통해 또 다른 회계사들이 DCH에서 계속 나올 것이다.

호주 사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패턴과 경향을 보게 된다. 필자가 5년전 처음으로 방문한 원주민 마을에서 Joyce라는 청소년을 만났다. 외모와 체형에서부터 ‘왕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첫 만남 이후에 계속해서 연락을 했다. 계속된 대화의 내용은 이런 것이다.

 “Joyce, I have seen a great potential you have. You will be an awesome leader for your town. So find your own supporting group and dream dreams of your life.” 

5년이 지난 지금 Joyce는 자신의 고향에서 청소년 프로그램 지도자와 간호보조사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에게 용기와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조만간 또다른 Joyce들이 나오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앞으로 내가 누구를 만나서 영향을 받는가와 내가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이 다르게 펼쳐질 수 있다는 전제를 3가지의 이야기를 근거로 설득해 보았다. 이제 글을 마치며 사람을 살리는 좋은 공동체가 곳곳에 생기며 사람들이 서로 좋은 영향을 나누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김동원|브리즈번 크로스웨이연합교회 담임목사 
 


*다음 호에는 ‘호주 정치와 경제가 한인 사회와 가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6월 호는 ‘다음 세대란 누구인가?  Who are the next generations?’를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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