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닮아가는 아들

김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10/27 [11:54]
Q 자신이 늘 비평하던 아빠를 그대로 닮아가는 남편으로 인해 너무 힘이 듭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변화가 되지 않네요.  

A 권위적이고 폭력적이고 술을 마시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 싫어서 마음으로 수없이 다짐하기를 "나는 결코 아버지처럼 살진 않을 꺼야!" 라고 외치지만 사실 그것은 다짐일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아버지의 모습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사랑이 많고 또 때로는 친절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를 쓰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좌절이나 화가 나는 상황이 되면 나도 모르게 익숙했던 과거의 아버지의 모습을 재현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무서운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한 번도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침묵하고 회피하고 도망가는 것이었고, 습관이 되어 결혼 이후에 아내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거리감을 두고 늘 침묵합니다.
 
그 침묵에 대해 불평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무서운 부모님의 모습을 보기에 아내에게 다가가기가 더 어렵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오랫동안 침묵이 축척이 되면 어느 날 불같은 분노로 표출되어 버립니다. 
 
아이들은 아빠와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부부 관계도 점점 더 멀어져 버리게 됩니다. 이런 아빠들이 과거와 화해하고 그 과거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살 아 갈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변화를 위해서는 '아버지와는 다르게 살 거야' 라는 다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신의 병든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내가 그대로 가지고 있고 내 아이들에게 그것을 투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입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심리적인 방어 기제는 '부인' (denial) 입니다.  
 
"자신은 문제가 없으며 자신이 화를 내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며 내가 상황을 통제하려면 화를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뿐이다"라고 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을 때 회복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 '왜곡되고 부풀려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남편이 어쩌면 저렇게 우리 아버지를 닮았을까? 아니, 아버지보다 더 심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실제 남편의 모습을 바라볼 때 과거에 상처를 주었던 아버지의 나쁜 모습을 첨가해서 남편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서 남편이 더 밉게 느껴집니다. 
 
그러므로 현재를 인식할 때 과거와 분리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남편에게서 내가 또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있구나. 내 남편과 아버지는 다른 사람이야' 라고 분리시키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화해하지 않은 과거는 그대로 있기 때문에 과거와 '화해하는 과정' 즉, 치료의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많은 남자들은 도움을 청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자신의 가정의 문제는 자신이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깊은 내면의 문제에 대한 수치감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서 누군가와 자신의 문제를 나누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문제일수록 그리고 자신이 다스리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가능하다면 전문 상담가의 도움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내려 놓는 작업 그리고 새로운 관점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것 더 나아가서 새로운 대화법과 관계 맺는 법들을 배울 때 변화는 가능합니다.
 
훌륭한 장인이 저절로 만들어 지지 않는 것처럼 좋은 남편과 아내는 노력과 변화를 통해 가능합니다.〠

김훈|호주가정상담대학 온라인 과정 디렉터, 호주가정상담소장, 기독교 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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