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주의와 이단(2)

Dispensationalism and the Cults

정동섭/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07/27 [10:13]
지난 6월 호에 이은 정동섭 교수(가족관계연구소장, 전 침신대 교수,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의 글이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이단의 뿌리에는 기성교회 안에 깊이 뿌리 내린 ‘세대주의’가 있다고 진단한다. 선교사들을 통해 이식된 세대주의는 탈사회적, 윤리결여의 신앙을 조장한다며 교회의 각성을 촉구한다.(편집자 주)

은혜로 사는 신자에게는 율법이 어떻게 적용되는가?
 
존 파인버그(John Feinberg, 1988)라는 학자는 율법을 하나님께서 그 백성에게 주신 “삶의 규칙”으로 순종해야 할 계명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율법은 넒은 의미로 성경 전체, 중간적 의미로 모세 오경, 좁은 의미로 십계명을 가리킨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십계명은 두 돌판에 새겨졌다. 이중 1 -4번째까지의 계명이 담긴 첫 번째 돌판은 하나님과의 인간의 관계를 다루며, 두 번째 돌판은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룬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님은 세 가지를 요구하셨다. 첫째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출 20:6) 둘째는 율법에 순종하는 것이다(출 19:5). 세 번째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다. 성경은 이를 따르는 사람은 축복을 받는다고 말한다.
 
율법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이 되는 출애굽 사건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억압받던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하여 백성으로 삼으셨다. 이어 그들이 하나님 백성답게 살 수 있도록 하나님과 이웃, 모든 피조물과 참된 관계를 누릴 수 있는 지침서, 즉 율법을 주셨다.
 
이것은 하나님과 계속해서 관계를 가지기 원하는 모든 언약백성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다. 이렇게 주어진 율법은 제사법적(ceremonial), 시민법적(civil), 도덕법적(moral) 의미를 가지며, 이 세 가지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성경에서는, 레위기는 주로 제사법(번제, 소제, 화목제, 속건제, 속죄제)을 다루고, 신명기는 도덕법을 적는다.
 
제사법은 금식과 침례(세례), 할례, 유월절, 정결법, 십일조 등과 관계되는 내용이고, 시민법은 소송문제, 안식일, 결혼, 노동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다룬다. 율법의 도덕법적 측면이란 안식일을 제외한 십계명의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주어진 십계명은 하나님의 마음을 담고 있으며, 거룩하고 선하며 의로운 것이다.
 
신약시대에는 율법 중 특히 제사법적 요소는 예수님의 희생 제사를 통해 더 이상 우리에게 적용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십계명으로 대표되는 도덕법은 구약시대에나 신약시대나 상관없이 영구불변하게 적용되는 법이다. 도리어 신약시대는 도덕법의 위상을 더 단단하고 핵심적으로 세우고 있다.(마 5:19; 롬 3:31). 구약의 율법이 신약에 와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흡수,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율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능을 하는가? 율법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주어진 조건이 아니다. 율법의 목적은 우리를 살리고, 교육시키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백성들을 하나로 묶으며,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것이다.(피영민, 2008)
 
특히 개혁 신학의 표현을 빌면, 비신자는 도덕법적으로 율법을 따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율법을 주신 하나님을 바로 경외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주’ 아래 있는 존재다. 반면 신자는 은혜를 통해 구원을 받아 (이신칭의), 이를 감사하는 표현으로 율법을 지킴으로써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성령 역시 율법을 통해 죄를 책망하시며 우리를 회개케 하신다.
 
그러기에 율법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삶의 규칙을 제공하며,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표현하게 돕는 도구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율법의 세 가지 용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1) 율법의 세 가지 용도: 시민적, 영적, 규범적 용도
 
첫째로 율법은 악을 제어하는 시민적 용도로 주셨다. 죄인에게 죄를 깨닫게 하는 기능, 자기를 비추어볼 수 있는 거울 역할을 한다. 십계명의 8개 계명은 “하지 말라”는 부정적 명령의 형태다.
 
종교개혁자 칼빈의 말대로 “십계명은 말을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재갈과 같으며, 사회 기본질서를 깨지 못하도록 지켜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원파는 율법을 인간 죄성을 깨닫게 하는 기능만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는 율법은 우리가 영적으로 비참한 상태에 있음을 깨닫도록 알려준다.(영적 용도) 몽학(蒙學)선생 기능, 다시 말해 절망에 빠진 죄인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기 위해 주어졌다는 것이다.(갈 3:24)
 
셋째는 율법은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따라야 할 규범적 용도를 가지고 있다. 율법은 중생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을 수 있도록 인도하는 기준이라는 뜻이다. 중생했다 해도 스스로의 힘으로는 율법을 지킬 수 없지만, 성령의 도움 때문에 지킬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성령은 성화에 나아간 정도를 보여주기 위해 십계명을 포함한 하나님의 말씀을 판단 잣대로 이용한다는 뜻이다.
 
이밖에도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의 성품을 가르쳐준다. 율법을 통해 하나님은 선하시며, 공의로운 분임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수님도 바울도 말씀하셨듯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하면 율법 폐기론에 빠질 수 없다.(요일 2:3; 엡 6:2)
 
그러나 구원파는 구원을 율법과 ‘종교’에서 해방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이들은 기존교회가 전하는 것을 ‘종교’, 자기들이 전하는 것은 복음이라고 주장하면서, 참 구원을 받은 사람은 ‘종교’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에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율법폐기론을 가르친다.
 
한 예로 구원파의 권신찬은 “이제 율법에 대하여 죽임을 당했으니”(롬 7)을 인용, 구원받은 성도는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율법에 주일성수, 십일조, 금식, 새벽기도, 기도생활 등을 포함시켜 말한다. 한때 장로교 목사였던 권 씨는 이런 내용을 지켜야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결국 이런 노력이 소용없음을 깨닫고,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무서운 폭군, 율법에 대하여 자신은 죽었으므로 율법을 지킬 의무가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참 은혜와 자유를 누리며 살자는 명목으로 그는 자기만의 새로운 ‘복음’을 만들어 냈다. (종교에서의 해방, p.43)
 
그러나 구원받은 후에는 율법이 적용될 수 없다면, 구원받은 후에 짓는 죄는 무엇으로 죄인지 알 수 있을까? 죄를 짓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는 뜻일까? 예를 들어 도둑질, 간음, 부모거역, 탐심, 살인 등이 죄란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다는 말인가?
 
실제로 ‘율법’이 폐해졌다는 성경 말씀은 율법에서 구약시대 동안 이스라엘에게만 적용되는 기능이 끝났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할례나 제사 제도, 절기 같은 제사법이나 시민법 관련된 율법은 더 이상 우리가 따를 필요가 없다. 그래서 바울도 우리가 율법에서 자유하게 되었다고 말하지만 (롬 6:14; 갈 3:11-13), 동시에 율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말한다.
 
사도 요한은 구원받은 성도가 율법(계명)을 지킬 필요성을 강조한다.(요일 5:2-3).이런 면은 구약에서도 발견된다.(출애굽에 대한 감사로 순종: 출 20:2 시19에 대한 반응으로써 119:35)
 
그리스도인은 구원받기 위해 율법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받았기에 율법을 행하는 사람이다. 율법의 핵심은 십계명이다. 십계명을 주신 시기는 출애굽 후, 즉 구원받은 후이다. 율법은 구원받은 백성의 삶의 지침서이다. 은혜가 감사해서 주를 위해 율법을 지키며 생활하는 것이다. 〠 <계속>

정동섭|가족관계연구소장, 전 침신대 교수,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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