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가정 상담 코너] 이유

김훈 /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3/04/17 [09:57]

Q: 우리 아이들은 학교와 유치원을 가야 하는데 가지 않으려고 저에게 매달립니다. 제가 떠나면 몇 시간씩 울면서 힘들게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이제 7학년이 된 우리집 막내가 갑자기 교회를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회는 절대로 빠지면 안 된다고 하는 철저한 신앙 교육을 받고 살았던 필자는 옛날 부모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교회를 안가는 것은 절대 안되지. 꼭 가야 해!” 하면서 부정적 반응을 할 수 있었지만 다르게 “00야, 뭔가 힘든 일이 있나 보네, 무엇 때문에 안 가고 싶어?”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교회를 가지 않겠다는 이유가 약간은 엉뚱하고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제비 뽑기를 해서 성경의 한 부분을 발표하라고 하는데 자신이 당첨이 되면 그것이 너무나 부담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남 앞에 서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아이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는 교회를 가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부담스러운 발표를 하지 못하겠다고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막상 아이는 그리고 나서 마음이 가라앉았고 발표를 하는 날짜가 많이 남았다는 것을 알고 일단은 선생님께 연락도 드리지 않기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도, 교회를 가지 않겠다는 아이도 나름대로는 이유를 가지고 있는데 어른들이 보기에 그 이유가 너무나 단순할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실질적인 어려움이고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수 있기에 그 이유를 잘 파악하고 세심하게 아이를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평소에 부모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한 아이는 그런 자신의 어려움을 편하게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또 때로는 다른 이유를 들어서 부모님에게 설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에게 요청했을 때 들어줄 만한 이유를 만들어서 요청하는 것입니다. 한 아이는 부모가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악기 배우는 것을 허락해 주지 않는 것을 보고 홧김에 학교를 다니기 싫다고 말하며 그만두고 싶다고 표현을 했는데 평소에 학교 교육에 회의를 가지고 있던 부모님은 너무나 쿨 하게 학교를 그만두게 해서 아이는 당황을 했는데 말을 못하고 그만 학교를 그만두게 된 사례가 있습니다.

 

부모들이 자녀를 키울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은 이런 것들입니다. 아이들의 동기에 대해서 부모의 입장에서 쉽게 판단해 버리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모든 관계에도 해당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동기가 어떠한 지 어떤 이유로 인해서 아이는 그런 선택을 하기 원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지를 파악하기 전에 아이들의 동기를 판단해 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고 아이의 동기와 이유를 들어보려는 열린 태도가 아이의 불안을 다룰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합니다.

 

특히, 분리 불안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마음이 약하고 부모님과의 감정적 분화가 되지 않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잘 배우지 못한 아이일 가능성이 많음으로 작은 일에 아이가 독립적인 행동과 결정을 내릴 때 칭찬을 해주고 의존적이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때는 무시하고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조금씩 사다리를 올라가 듯 불안한 상황에 부딪힐 수 있는 단계별 적용과 건강한 자아감을 갖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완벽한 부모가 불안하지 않은 자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고 인정해주는 부모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한 아이가 불안한 세상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정된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살면서 함부로 자녀를 판단하지 않고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들어보자“라는 태도로 아이들을 대한다면 그 안에서 참 좋은 부모의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 김훈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