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보는 것이 아닌 나를 찍는 것이다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성지 순례 중 이스라엘 하이파의 갈멜산 중턱에서. 중간에 있는 건물이 세계 바하이교 본부이다. ©김환기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떠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길에서 천사를 만나기도 하고 관광지에서 사기꾼을 만나며 백패커에서 동반자를 만나기도 한다. 가슴이 떨릴 때 여행을 떠나야 한다. 나이가 들면 다리가 떨려 갈 수 없다. 누군가 나에게 “여행이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여행은 만남이다. 길을 걸으며 '오늘의 사람'과 만나고, 유적지를 탐방하며 '어제의 사람'과 만나며,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내일의 나'를 만나는 것이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여행의 감동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남는 건 사진뿐이다. 나는 사진의 질이 아닌 양으로 승부한다. 무조건 많이 찍으면 그중에 한 장은 걸릴 거라는 믿음이 있다. 2009년에 9월에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터키, 그리스 등 5개 국가를 다녀왔다.

 

무슨 뱃장으로 혼자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났는지 정말 용감하게 떠났다. 돌아와 좌충우돌하며 경험했던 에피소드를 크리스찬리뷰에 3년간 연재하였다. 무조건 찍은 사진은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현장에서는 몰랐는데 사진을 보며 뒤늦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이 있다.

 

나는 작품사진을 찍을 때는 다른 카메라를 사용한다. 사진(Photography)은 Photo(빛)+ Graphy(그림)의 합성어로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 사진에 대한 나름의 철학도 있다. 화가가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작가가 펜으로 글을 쓰듯, 음악가가 악기로 연주를 하듯, 사진작가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보는 것을 찍는 것이 아닌 나를 찍는 것이다. 무언가 보인다는 것은 그것이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기 위하여 사진을 찾던 중 한 장의 사진이 나를 추억 속으로 소환했다. 2014년 10월 사관회 때 찍은 사진을 보고 지인이 써준 시를 발견했다. 글도 삶도 참 아름다웠던 사람이다. 그는 몇 년 전 하늘나라로 이사했다.

 

<이름 모를 호숫가 사진을 보고>

 

 ©김환기    

 

동이 트기 전 그곳에서

깨어나고 싶다.

 

아물아물한 물김이

피어오르며

 

물새 한 마리

새벽공기 가르며 나는

 

그곳에서

아침을 맞고 싶다.

 

동두렷 떠오르는

말간 아침해를

살 속으로 자며오는

알싸한 물기운을

 

영혼으로 마음으로

손님처럼 맞고 싶다.

 

새벽녘에 나는 그곳에서

깨어나고 싶다.

 

2019년 교회를 개척하면서

 

©김환기    

 

2019년 4월 14일 오전 11시, 사택에서 개척예배를 드렸다. 갑작스러운 개척이어서 준비된 것이 없었다. 예배당을 찾을 때까지 주일예배와 수요예배를 사택에서 드리기로 했다. 사택은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에 위치해 있다.

 

나는 새벽마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새벽을 깨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물가의 기도처에서 기도를 했다. 하늘은 새색시되어 색동옷을 입고 반겨주고, 태양은 구름을 덮고 늦잠 자는 날도 있으며, 심술궂은 바람은 꽃들을 흔들며 못 살게 하는 날도 있었다.

 

나에게는 매일매일이 새 하늘과 새 땅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그날의 기도문과 사진을 교인들과 몇몇 지인에게 보낸 후에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매일의 감동을 사진과 함께 교인들에게 보냈다.

 

[2019년 4월 15일]

집 옆에 커피공장

향긋한 커피 향내 맡으며 새벽을 깨운다.

 

태양은 긴 잠을 깨고 기지개를 켠다.

구름은 기지개 끝에 서서 그를 지켜본다.

 

가을 물살을 가르며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사람이 있다.

앞을 보면서 뒤로 달리는 조수들이다.

 

[4월 16일]

같은 지역에 일반의가 많으면 경쟁자가 되고, 전문의가 많으면 동역자가 된다. 또 하나의 GP 교회가 아니라 바로 그 Specialist 교회를 지향한다. 성경과 함께, 성령과 함께 오늘도 그 교회를 향하여 달려간다.

 

[4월 18일]

행함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고, 부활 없는 소망은 죽은 소망이며, 희생 없는 사랑은 죽은 사랑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되면서

 

2019년 말 코로나 사태의 발생으로 세상은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인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3월이 시작되면서 코로나의 안전지대로 생각했던 호주도 비상이 걸렸다. 쇼핑센터마다 ‘화장지 사재기’가 한창이었다.

 

©김환기  

 

정부는 화장지가 부족할 일은 없을 거라 강조했지만, 슈퍼마켓에서는 여전히 화장지를 사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화장지를 두고 싸우던 손님들이 칼을 꺼내들었다는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재기 분위기는 생필품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3월 23일 오후 12시부터 ‘팝, 클럽, 영화관, 카지노, 예배장소, 나이트클럽, 엔터테인먼트 공간, 짐, 실내 운동 공간 등의 장소들은 모두 문을 닫을 것과 카페와 레스토랑은 테이크어웨이만 가능하고 장례식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켜야 하고, 지역 간의 여행도 금지하였다.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단체는 더 이상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수가 없게 되었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호주인 기도 네트워크(Australian Prayer Network)에서는 긴급 기도 요청을 하였다.

 

코로나 사태는 경제적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했다. 하루아침에 워홀러들과 학생들은 직업을 잃고 생계대처가 막연했다. 4월 첫 주부터 시드니성시화운동본부가 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교인들과 지인들에게 보내던 아침묵상을 성시화 카톡방에도 보내게 되었다.

 

[2020년 3월 25일]

빛이 어둠을 이기는 것처럼, 희망은 언제나 절망을 이깁니다. 빛이 오면 어둠은 물러가고, 희망이 오면 절망은 사라집니다. 어둠 속에 계십니까? 절망의 늪에 빠져있습니까? 빛을 초대하세요, 희망을 품으세요. 오늘도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되지 않도록 움직이세요.

 

©김환기    

 

[2020년 3월 27일]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어두운 세상을 광명으로 인도하거라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절망하는 마음을 희망으로 채워주거라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창궐하는 바이러스를 빛으로 소멸하거라

 

묵상의 포맷을 바꾸면서

 

2021년 2월 15일부터 묵상의 포맷을 바꾸었다. 사진에 글을 쓰지 않고 사진과 글을 분리해서 보내기 시작했다. 묵상의 글이 길어지며 다 넣을 수가 없었다. 교회를 개척하고 2년 6개월이 지나고 있다.

 

2019년 9월 성지순례 갔을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가끔은 게을러지고 싶을 때도 있다. 일탈을 통해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때, 누군가 묵상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내 글을 공유하여 자신의 밴드나 카톡방에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묵상은 남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나를 위한 것이다. 나는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 없이 살 수 없다. 살았던 것도 은혜이고, 사는 것도 은혜이며, 살아갈 것도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간다. 은혜는 자격 없는 자에게 조건 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상은 자격이 있어야 받을 수 있지만 선물은 자격이 없어도 받을 수 있다. 그 은혜가 은혜 됨을 알 수 있을 때가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시간이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주님을 만나고 하루의 일을 시작하기 전에 주님의 뜻을 구하는 시간이다.

 

몇 개의 묵상을 더 올리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아침묵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

 

♡2021년 2월 23일♡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주님, 오늘은 사순절 여섯째 날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며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기 원합니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버리고 오직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만 바라보는 날이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롬 8:5-8)

 

주님은 신실하셔서 우리에게 감당치 못할 시험을 허락하지 않으시고, 시험당할 때에 피할 길을 마련해 주십니다. 주께서 한쪽 문을 닫으면 다른 문을 열어 주시는데, 우리는 닫힌 문만 바라보다 열린 문을 보지 못하고 좌절하고 절망하곤 합니다.

 

주님의 신실하심을 믿을 수 있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오늘도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 주시는 기쁨과 평안을 누리며 사는 날이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2021년 3월 1일♡

 

인간의 생사화복과 역사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아버지 하나님, 오늘은 삼일절입니다. 102년 전 오늘,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한 민족이 탑골공원에 모여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날입니다. 삼일운동 정신은 대한민국 건국의 정신이 되고, 그 외침은 아직도 우리의 가슴에서 속에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 김환기 사관은 매일 아침 저녁 파라마타 강가를 산책하며 아름다운 일출괴 일몰을 카메라에 담는다. ©김환기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하였음이니라. 보라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나라들은 네 빛으로, 왕들은 비치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리라 (사 60:1-3)

 

주님, 낮에 해도 우리의 빛이 아니고 밤의 달도 우리의 빛이 아니요, 오직 주님만이 우리의 영원한 빛이 되십니다. 이제 여호와의 영광이 우리 위에 임하였으니, 분연이 일어나 여호와의 빛을 발하게 하여주시옵소서.

 

3월에는 주의 영광이 열방에 임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식되게 하시고, 세상은 주께로 돌아오는 달이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2021년 9월 15일♡

 

주님, 오늘도 새벽을 깨워 주님을 바라봅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오늘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한 치의 앞도 바라볼 수 없지만, 주의 말씀이 내 발의 등이 되고 내 길의 빛이 되어 인생길을 인도하여 주심에 감사합니다.

 

주의 약속의 말씀 안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창조적인 삶을 살게 하여주시옵소서. 오늘도 주님을 앙망함으로 새 힘을 얻게 하시고 지혜로운 선택과 집중으로 주님을 더 영화롭게 하는 날이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엘리야가 모든 백성에게 가까이 나아가 이르되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 하니 백성이 말 한마디도 대답하지 아니하는지라 (열상 18:21)

 

이스라엘의 3대 도시는 예루살렘, 텔아비브 그리고 하이파입니다. 하이파에는 갈멜산이 있습니다. 갈멜산 중턱에는 세계 바하이교의 본부가 지중해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인생의 고민은 선택에 있습니다. 어제의 선택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나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선택의 결과는 자유가 아닙니다.〠

 

김환기|본지 영문편집위원, 구세군라이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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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9/27 [14:37]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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