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4월의 음성

글|김명동 사진|김조민 | 입력 : 2024/03/25 [16:01]

©김조민     

 

가까스로 허물 벗고

날개 말리던 잠자리를

물총새가 꿀꺽 삼켜버렸다

새끼들에게 줄 

풀벌레를 잡아오던 어미 새를

새매가 낚아갔다

오전에 돋은 새싹을

다람쥐가 갉아 먹는다

그러나 어느 유족도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

다 먹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8장 7절에도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먼저 

그 여자를 돌로 쳐라”고 했는데

나는 그만 돌을 들어

그 여자를 치고 말았다

오늘도 새들이 내 얼굴에

침을 뱉고 간다

엉엉 울면서 얼른

하늘로 고개를 젖혔다.

 

글 : 김명동|편집인, 세계모던포엠작가회 회원

사진 : 김조민|편집실장,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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