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희망입니다

리뷰초대석|KOSTA 국제총무 유임근 목사

글|송기태,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12/27 [12:24]

▲ 2010년 3월, 코스타 국제총무로 부임한 유임근 목사는 전세계 25개 코스타를 순회하며 섬기면서 코스타의 재산은 무엇보다 ‘코스탄들’이 더 큰 재산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크리스찬리뷰

청년을 향한 열정 바이러스

한국교회의 쇠퇴를 염려하는 소리가 사면팔방에서 들썩거린다. 청년운동도 예외는 아니다. 청년운동의 전성기는 지나갔다면서 한참동안 아는 체를 하며 한국 교회를 질타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종합하면 여러 정황들을 얼기설기 엮어서 비관적인 전망을 한다. “한국교회도 유럽교회의 전철을 밟고 있으니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딱 여기까지다. 그들의 천편일률적인 ‘소리와 진단’들은 들으나 마나 영양가 없는 분석이다. 비전도 대책도 없는 흰소리들이다. 이러한 때에 한국 교회에 독특한 신앙의 DNA와 열정을, 코스타(KOSTA) 창립멤버들의 ‘열정 바이러스’를 청년들에게 전염시키기 위해 새롭게 코스타 국제총무를 맡아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주인공을 만났다.

 “한국 교회 청년 사역이 어렵고, 교회를 떠난다고 하지만 코스타는 공급이 못 따라갑니다. 아프리카를 빼고는 거의 모든 나라에 코스타가 활발히 움직입니다. 코스타는 ‘다음 세대를 하나님께로’라는 큰 타이틀이 있기 때문에 교단 사이에 충돌이 없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목사나 선교사가 되어야 헌신자라고 하지 않는다. 일하는 직장에서, 공장에서, 캠퍼스에서 ‘목사처럼 살아라’는 최고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예전엔 최고 헌신의 표시가 신학교 가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삶의 터전이 하나님께서 불러주신 곳이며, 일터의 사명자로 불러주셨음을 확인시킵니다.”

그러면서 그는 코스타에 취재왔던 불신자였던 기자가 회심하여 예수를 영접하게 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기자들도 알만큼 아는 분들 아닙니까? 그런데 불신 기자들이 갖는 편견이 있습니다. 신앙이 ‘상식과 신앙의 조화’를 갖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지요. 사람들이 모이는 수련회라면 으레 북치고 큰 소리로 찬송하는 부흥회 정도로만 상상하고 있다는 겁니다. 코스타는 그런 편견을 가진 분들이 와서 회심하기에 딱 좋은, 지성인들에게 하나님을 소개하는 기막힌 부흥회 현장입니다.”

그 역시 한국교회가 ‘사사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가슴속에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한국 교회의 마이너스 성장, 참으로 심각하지요, 대학생 선교단체들이 반으로 줄 정도입니다. 5년 내에 교회 청년들은 반으로 줄 것이란 예견도 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신앙의 회색지대입니다. 옛날엔 신입생 환영회 때면 어느 선교 단체서 먼저 데리고 가느냐, 혹은 어디가 더 자기에게 맞느냐가 이런 데서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학생들이 아예 무관심합니다.

캠퍼스에 기타친다고 모이는 학생들이 없습니다. 코스타 25주년 기념대회를 대대적으로 하려고 기획할 때였습니다. 다른 선교단체들과의 미묘한 갈등이 생길 것 같아 우리가 25주년 대회를 해도 되겠느냐고 선교단체 대표들을 만나 의사를 타진했습니다. 그랬더니 모두가 하나같이 ‘지금 너무 연합집회가 안 되니 코스타라도 한번 크게 해서 부흥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반응들을 보이는 거예요. 코스타는 아직 에너지가 남아있으니 한번 멋있게 해보라는 격려를 하는 겁니다.”

참으로 눈물겨운 이야기이다. 침체의 해거름 판에 다시 일어나 ‘부흥의 마중물’ 혹은 ‘부흥의 불쏘시개’로 코스타가 되어달라는 준엄한 명령처럼 들렸다. ‘시온의 영광을’ 꿈꾸며, 더 큰 부흥의 소명으로 열정 바이러스는 전염병처럼 사면팔방으로 확산되어갔다. 기획하고 일을 시작하며 인원 모집을 시작한 첫 달에 정원이 다 차는 기염을 토했다.

 
▲ 코스타에 참석한 청년들이 중보기도회 시간에 열정적으로 기도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코스탄, 상처입은 치유자

북미유학생 수련회로 조촐하게 시작된 코스타는 연륜이 쌓여가면서 한국 교계에 부흥의 촉매제로 떠올랐다. 특히 코스타 출신들이 유학을 마치고 사회에 오피니언 리더로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면서 코스타 정신이 한국 사회에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 저는 코스타는 강사들이 재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부임하여 전 세계 25개 코스타를 돌아보며 섬겨보니, 코스타의 재산은 강사도 큰 재산이지만 ‘코스탄들’이 더 큰 재산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물론 강사들이 큰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영향을 받은 전 세계 코스탄들, 중국, 알젠틴, 유럽, 러시아 등 오대양 육대주에 흩어져있는 코스탄들이 네트워킹되면 엄청난 자원이지요.

또 코스탄들과 스탭들이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기막힌 연합을 하고 있는 것도 굉장히 고무적입니다. 일반 교단에서는 엄청난 돈을 들여서 사람을 고용하여 전략을 세워도 안되는 일들이 코스타 안에서는 쉽게 이뤄집니다. 한마디로 우리 시대에 성령님의 역사이지요.”

처음 설립 때부터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정상급 강사들이 자비량으로 봉사하는 것이 코스타만의 특징 중의 특징이다. 이런 일은 돈으로도 못 만드는 것이라고 유 목사는 거듭 밝혔다. 그리고 유 목사는 유학의 환경이 바뀐 것도 코스타의 새로운 비전과 방향설정에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이제 해외 유학은 연령이 무너졌습니다. 예전에는 석박사 학위를 위해서, 빨라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했는데, 이제는 초등학생이 유학을 떠납니다. 그러니 청년 신앙뿐 아니라 어린이 신앙들까지 코스타의 관심입니다. 그리고 유학 지역이 무너졌습니다. 얼마 전에 캐나다 정부가 미얀마에 국회 연수를 시키려고 제안했습니다. 그랬더니 미얀마는 돈 대주면 한국에 가고 싶다고 역제의를 했다고 합니다.

 한국의 위상이 바뀐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은 국가별로 140개국이고, 유학생이 10만 명입니다. 한국 내 파키스탄, 미얀마 등 동남아 권에서 온 유학생들을 돌보아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코스탄 등 해외에서 울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옛날 옛적에 춥고 배고픈 유학생활을 할 때 울어본 그 경험이 ‘상처입은 치유자’로서 그들에게 다가가 ‘예수의 심장으로’ 상상할 수 없는 교감을 이룰 수 있는 거대한 집단이 바로 ‘코스탄’이란 의미로 들렸다.

“코스탄들이 해외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중요한 전도자로 쓰임받습니다.”

소위 ‘영원한 코스탄’의 정체성은 부모 친척 아비집을 떠난 유학생들에게 새로운 사명을 심어주는 상처입은 치유자로 서는 일 같았다. 가르침을 받기보다는 감동이나 자극을 받기를 원하는 청년기 유학생들에게 코스탄의 실제경험은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 위대한 일의 대부분은 청년기에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본다면 코스탄의 이 역할은 한 사람의 생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코스타가 열리고 있는 머루센타 초원에서 본지 편집국장 송기태 목사(왼쪽)와 인터뷰 중인 유임근 목사     ©크리스찬리뷰

영원한 리베로

유임근 목사, 그는 부흥의 열정만 품고 달리며, 천하를 소란스럽게 한 ‘영원한 리베로’, 사도행전의 사람같다. 그는 장신 신대원 졸업 후 필리핀에서 선교사 훈련을 마친 후 알젠틴에 통합 총회 파송 선교사로 사역했다. 그러다가 부산성시화운동 분부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이때 그는 부흥의 양과 질을 경험하게 되었다.

먼저 양적인 면에서의 경험이다. 2007년도 부산에서 2박 3일 과정의 900명을 훈련하는 계획을 세웠을 때 1,400명이 몰려온 것이다. 모든 것이 900명을 예정으로 세운 계획에 차질을 빚은 즐거운 비명이었다.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모여든 그 장면을 보았습니다. 부산이 뜨거워졌지요.”

그 다음 2009년엔 1천 명 정도 숙박이 가능한 호산나교회를 통째로 사용했는데, 2200명이 몰려왔다.

“교회 유치부까지 바닥에 침낭을 깔고 숙박을 해결하려 해도 안돼 나머지는 교회 주변 찜질방, 러브호텔 등지로 흩어져야 했습니다. 아침에 러브호텔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성경책을 끼고 교회로 몰려오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여기서 그는 유흥업소가 변하여 성전이 되는 환상을 보게 되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는 질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부산 성시화운동본부가 수영로교회에 사무실을 두고 있을 때였다.

“당시 수영로교회는 부산에서 제일 큰 술집이 교회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제목이 있었습니다. 마침 15층 건물의 술집으로 조폭들이 경영을 못하여 내놓은 250억원 짜리 건물이 경매로 나왔습니다. 물론 조폭들은 이 건물 안 빼앗기려 경매하려는 사람들에게 온갖 협박을 했습니다. 그러나 4번이나 낙찰되어 80억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때 수영로교회 장로님들이 ‘우리가 삽시다. 우리가 왜 조폭들에게 떱니까? 변호사, 검사가 우리 교회에 많은데요’하여 80억에 샀습니다.”

그렇게 건물은 샀지만 만만치 않은 도전에 부딪혀야 했다. 조폭들이 한달 동안 바리게이트를 치고 그 건물에 못들어가게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해결되었다.

“막상 그들의 손에 80억이라는 돈이 들어가니 자중지란이 일어났습니다. 그들끼리 싸움이 붙어 나가버렸어요. 그 건물이 거의 ‘부산 성시화운동 본부’ 건물로 쓰다시피 했습니다. 당시 부산에 붙었던 성령의 바람은 대단했습니다. 해운대에서 20만 명이 모이고, 30만 기도운동도 벌이고 말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빌리그레이엄 팀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연합운동과 부흥운동의 한복판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뛰는 그를 유심히 본 홍정길 목사가 코스타 국제본부로 불렀다. 그러나 부산 사역에 몰두하던 그는 2년 여를 버티다 작년 3월부로 코스타 국제총무로 부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충격적으로 들려준 한마디가 있다.

“대학가에 이단들이 너무 활개를 치고, 전도를 하니 신입생들이 들어오는 봄에 선교단체들이 유화정책이랍시고 어떤 결정을 했는지 아십니까? ‘대학가에 반기독교 정신이 너무 심하니 신입생이 들어오는 때는 신입생유치를 적극적으로 하지 말자’고 결의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광신도처럼 보이기 쉬우니 전도하지 말라고 담합한 것이지요. 그런데 그날 바로 이단들이 와서 학생들을 모조리 리쿠리팅해 간 것입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담근 격이지요.”

 
▲ 한국 기독교의 운명은 청년운동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유임근 목사는 “청년의 마음으로 언제나 젊게 살고 싶은 자신에게 가장 큰 희망은 청년이다"라고 강조했다.     ©크리스찬리뷰

청년에게 필요한 네 가지

그는 이런 비슷한 일이 일본에서도 있었다고 전해 주었다.

“김규동 목사님이 세운 동경요한교회, 정말 기적의 교회라고 할만합니다. 얼마나 전도에 열심입니까? 2부 예배만 끝나면 성도들이 다 나가 지하철 역마마다 흩어져 전도합니다. 그리고 다음 예배 때가 되면 싹 모여듭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주변 교회들이 감사하게도 모방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교회들은 좀 하다가 흐지부지했어요. 무서운 것은 신천지같은 이단들도 이것을 모방했는데 끝까지 제대로 모방하고 재미(?)를 본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성도들은 ‘광신도’라는 비난과 평판 때문에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게을러질 적에 이단들이 적극적으로 부지런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증언해주었다. 그의 말을 들으니 “사람이 게을러지면 사탄이 부지런해진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우리는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나단 푸시 박사가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네 가지 있다. 흔들 수 있는 깃발, 부를 수 있는 노래, 믿을 수 있는 신조, 따를 수 있는 리더이다”라고 한 말에 주목한다. 이 네 가지가 있는 곳이 코스타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청년에게 이 네 가지를 바라보며 달려갈 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한 국가의 운명은 그 나라 청년 교육에 달려있다면, 한국 기독교의 운명은 청년운동에 달렸다고 할 수도 있다. 고급 양피지와 같은 청년의 가슴, 무엇이든지 새겨 넣을 수 있는 그들의 가슴에 피묻은 예수의 심장을 새겨넣기 위해 최첨병에 선 그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청년의 마음으로 언제나 젊게 살고싶은 나에게 가장 큰 희망은 청년입니다”라고.〠

 

글/송기태|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두란노교회 담임목사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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