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인 이민교회 교사들의 교육실천 분석

교회 교육의 패러다임 바꿔야!

박종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10/27 [11:50]

본고는 '2014 멜번지역 연합교사세미나'강의, “Our Stories, Our Selves”의 부분 요약본이다. 
 
본 내용은 4개 호주 한인교회 학생부에 출석하는 2세 청소년 16명,교사 10명, 목회자 4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분석내용에 기반한 것이다. 본고에 나오는 개인, 교회 이름은 가명임을 밝힌다. <필자 주>
 
호주 한인 이민교회 교사들의 교육 실천을 분석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패러독스(모순) 라는 단어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교육철학과 교육실천 간에 큰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지면 한계상, 본고에서는 교사들의 교육철학은 언급하지 않고, 그들의 교육실천만을 세 가지 주제를 통해 간단하게 진술하려 한다. 본고의 목적은 이민교회교육의 현주소를 직시하는 것이다. 정확한 상황파악은 적절한 해결방안을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정이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 형성하기
 
거의 모든 교사, 목회자 인터뷰 참가자들은 교육자가 멘토, 도우미, 혹은 코치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교육자들이 학생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이유는 자신들도 학생들도 여러 가지 일상의 일들로 바쁘다는 것이었다. 모든 인터뷰 참가자들은 주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학생들과 거의 만남을 갖고 있지 못했다.
 
 A교회 학생부 교사인 1.5세 앤드류는 학생들과 친근하고도 따뜻한 관계 만드는 것을 자신의 교육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였으나 실제로는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하였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모두와 친밀하게 만난다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정말 어려워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이상적으로는 모든 친구들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몇 명의 친구들하고도 그런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아요.”
 
가르치는 학생들과의 친밀한 관계 정립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교사 인터뷰 참가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주일학교 사역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사명을 주일사역에 국한시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태도는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친밀한 교제를 중시하면서도 왜 주일 외의 평일에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더 나아가 기독교교육을 주일학교 사역으로 보는 그들의 이해는 그들의 주된 사명을 소그룹 성경공부 시간에 교재내용을 가르치는 것으로 한정시켰다.
 
그 결과 주일에 학생들을 만나도 대부분의 시간을 학생들과의 깊은 대화에 사용하기보다 준비한 공과를 가르치는데 할애하는 형편이었다. 교사들에게 주어지는 주일 공과공부 시간은 평균 30-40분 정도였고 이 시간에는 학생들과의 개인적인 대화는 말할 것도 없고 그날 주제에 대해 충분히 가르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많은 교사들이 토로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거의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주일에도 소그룹 성경공부 시간이 끝나면 교사와 학생간의 만남 또한 끝난다는 것이었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어른 예배가 끝이 나면서 학생들은 점심을 먹고 부모들과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소그룹 성경공부 준비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뷰에 참여한 대부분의 교사들은 공과공부 준비 또한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많은 교사들은 주중에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소그룹 성경공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진술하였지만, 동시에 성경공부 준비가 최우선 순위가 아님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B교회 학생부 교사 주디는 다음 주 성경공부 내용을 준비하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다른 일들에 우선 순위가 밀리면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고백하였다. B교회 학생부 교사 자비스는 현재 교회에서 하는 일이 많은 것이 학생부 사역에 전념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하였다.
 
그는 학생부 교사 외에도 청년부 리더와 찬양팀으로 섬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평일에도 여러 가지 교회 일들로 분주하여 학생부 성경공부 준비는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A교회 학생부를 담당하는 32세 목회자인 폴은 주일 성경공부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 이러한 교사들의 모습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주중에 소그룹 성경공부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아요. 심한 경우는 가르쳐야 할 내용을 쭈욱 한번 훑어보고 가르치는 경우도 봤어요. 그러다 보니 교사들부터가 자신이 가르쳐야 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아요...
 
현재 우리 학생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그룹 토론은 교사들이 그날 설교를 잘 듣고 소화만 해도 충분히 그룹세션을 인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 . . 처음엔 선생님들이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한 주 앞서서 토론할 질문지를 제공했는데요. 그마저도 준비를 안하시더라구요.”
 
교사들의 불충분한 소그룹 성경공부 준비에도 불구하고 연구 자리로 선정된 4개 학생부 중에서 오직 2개 학생부만 교사들이 다음 주 내용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학부모와의 소통
 
인터뷰에 참가한 모든 교육자들은 적절한 학생들의 신앙교육을 위해서는 부모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부모와 정기적으로 소통한다고 대답한 교육자는 없었다. 학부모와의 소통이 불편하다는 교사가 많았고, 어떤 경우는 학부모들이 교사와의 소통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진술하였다.
 
몇몇 교사들은 교회에 출석하는 부모들의 비기독교적인 행동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위선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은 부모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기독교신앙을 받아들이는데도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뷰에 참가한 모든 목회자들은 부모들의 신앙적인 문제를 학생들을 양육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호주 한인교회 초기부터 많은 이민자들이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사회적인, 교육적인, 혹은 사업적인 이유로 교회출석을 해 왔기에, 집에서는 기독교교육을 받지 못하는 자녀들이 많다는 점이 자주 언급되었다.
 
더 나아가 대학시험을 앞두고 있는 고학년들의 경우에는 부모가 교회생활을 반대하거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때가 많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C교회 학생부를 담당하는 랄프는 부모들의 비신앙적 삶의 태도를 학생부 목회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로 제시하였다. 많은 학부모들이 교회에는 출석해도 신앙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부모들과의 협력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하였다. 랄프가 보기에 부모와의 연계와 협력은 학생들의 신앙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2세 교육에 큰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D교회 학생부 부장 교사인 로버트도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2세 청소년들의 신앙을 양육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신앙교육에 대한 부모의 상대적인 무관심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교성적이 우선되는 풍토가 지속되는 한 교회에서 아무리 신앙양육을 위해 애를 써도 좋은 결실을 맺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로버트는 부모가 잡아 놓은 주일 과외수업 때문에 학생들이 교회에 오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부모와의 연계와 협력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토로하면서도 연구에 참여한 모든 학생부서는 별다른 연구나 대책 없이 개 교사들에게 부모와의 소통을 맡겨두는 형편이었다.
  
B교회 학생부가 그나마 일 년에 한두 번씩 학부모들과의 간담회를 가지는 것이 전부였고, 나머지 학생부들은 부모와의 연계나 협력증진을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많은 이민교회의 경우, 청년 교사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을 감안하면 교사와 학부모 간의 소통을 위해 학생부나 교회가 조직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교사들의 교육철학과 실천 간의 간격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첫째, 주일학교사역구조에서 라이프사역구조로 교회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둘째, 지식 중심이 아닌 전인적인 신앙 이해를 기반으로 신앙의 전인적인 측면들이 균형있게 개발되는 교육이 돼야 한다. 셋째, 디지털 세대로 자라는 오늘날의 2세들의 사고방식, 소통방식, 학습방식에 맞는 교육으로 변화하여 그들과의 접촉지점을 넓혀가야 한다.
 
이 세 가지 주제는 하나하나 매우 크고도 중요한 주제들이다. 필자는 지난 4년 동안 호주 한인 2세들을 위한 신앙교육 커리큘럼모델을 연구하여 박사논문으로 제시하였고, 커리큘럼의 관점에서 이 세 가지 주제들을 상세하게 연구하였다. 계속되는 연합교사 세미나를 통해 연구결과들을 하나하나 나누기를 소망한다. 〠

* 연재 중인 김석원 목사의 '이민교회 갱신세미나'는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박종수 목사|호주 이민교회교육연구소장,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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