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주신 목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첼로 연주자에서 오페라 가수로의 변신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22/11/28 [14:15]
▲ 첼리스트에서 오페라 가수로 변신안 소프라노 에스더송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는 호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Opera Australia)는 호주 오페라 공연을 주도하는 오페라단이다. ‘오페라 하우스’와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는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관계이다.

 

오페라 하우스는 NSW주 문화부 장관 산하 기구인 오페라 하우스 기금에 의해 운영되지만,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는 정부 보조금, 기업 후원, 개인 자선 활동 및 티켓 판매로 자금을 조달한다. 현재 수익의 약 75% 이상을 티켓 판매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첼로 전공한 연주자가 성악기로 변신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는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공연을 앞두고 있다. 11월 25일부터 12월 18일까지 코카투섬(Cockatoo Island)에서 비제(Bizet)의 ‘카르멘’(Carmen) 야외공연이 열린다. 공연은 불어로 진행되고, 영어로 자막처리한다.

 

등장 인물 중에 한국인도 있다. 지난 11월 15일 그녀를 만나러 시티에 있는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스튜디오를 찾았다.

 

에스더는 6살 때 부모님을 따라 호주로 이민 왔다.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한국에서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다. 호주에서 바이올린 선생님을 찾던 중 우연하게 첼로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 첼리스트로 활동하던 에스더송(오른쪽). 에스더는 시드니 음대에서 첼로를 전공했다.   ©Esther Song     

 

“바이올린은 서서 연주해야 하는데 첼로는 앉아서 하니까 더 좋아 보였어요. (하하~)” 그녀는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음악인의 길을 걸었으며, 시드니 음대(Sydney Conservatorium of Music)에서 첼로를 전공했다.

 

교회 찬양대에서 활동하던 중 어느 날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솔리스트의 찬양을 들었다. 그녀는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악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기도했다. 하나님은 그녀의 중심을 보시고 기도를 들어주었다. 그녀는 성악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녀는 성악 교수와 인터뷰한 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한 번도 성악 레슨을 받아 보지 않은 아이가 성악을 전공하겠다는 교수를 찾아 가니 교수는 정신이 이상한 아이가 아닌가 할 정도로 의심의 눈초리로 그녀를 보았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Very brave of you, but that’s ridiculous, no way you can get in.”라고 했다. 그는 오디션까지는 5주밖에 남지 않았는데 입학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에스더의 용기를 가상히 여겨 이곳까지 왔으니 노래나 한 번 불러 보라고 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가능성을 보고 기회를 얻었다. 그녀는 당당하게 장학생으로 대학원 성악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성악과에서 1년을 마치고 오페라학과로 전과하여 2년을 더 공부했다.

 

졸업 후 그녀는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의 정식 단원으로 입단하였다. 그리고 데뷔 5년 만에 오페라 하우스에서 지난 3월에 열렸던 호주에서 초연된 19세기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 ‘라 주이브’(La Juive) 주역으로 박탁되었다.

 

‘라 주이브’는 인물들 간에 많은 갈등을 통해 사람의 악함과 선함, 진심인 사랑과 이기적인 사랑 그리고 분노와 복수극이 긴장감이 오페라에 재미를 더해 주었던 작품이다.

 

코카투 섬에서 오페라 ‘카르멘’ 야외 공연

 

- ‘카르멘’은 어떤 작품인가요?

 

“카르멘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대표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오페라 중의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아름답고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자유분방한 집시 여인, 카르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카르멘은 촉망받던 군인이었던 돈 호세를 유혹하여 사랑에 빠집니다. 돈 호세는 카르멘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립니다.

 

하지만 카르멘이 자기가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돈 호세는 카르멘을 죽이고 자신도 파국을 맞는 내용입니다. 이번에 공연될 작품은 원작을 조금 각색하였습니다.”

 

-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맞고 있나요?

 

“카르멘의 단짝, ‘프라스키타’ 역입니다. 제 실제 성격과 딱 맞는 역할이라서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도 카르멘으로 호주 일주 공연을 했습니다. 그때는 ‘미카엘라’의 역할을 했습니다.

 

미카엘라는 좀 우울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성격에 맞는 역할도 있고 그렇지 않은 역할도 있지만, 가수는 모든 역할을 다 잘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가 있나요?

 

▲ 호주에서 가장 흥미롭고 잘 알려진 오페라 지휘자인 브라이언 캐슬-어니언 씨에게 레슨을 받고 있는 에스더송         © 크리스찬리뷰

 

“오페라는 공연하는 사람들을 ‘가수’라고 부르며 오페라는 가수가 음악을 위주로 공연합니다. 뮤지컬은 공연하는 사람들을 주로 ‘배우’라고 부르며 뮤지컬은 배우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위주로 공연합니다.

 

오페라 가수는 성악가들이기 때문에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지만 뮤지컬 배우들은 마이크를 사용합니다. 오페라는 언어를 중요시하기에 원어 그대로 공연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뮤지컬은 감정과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연기를 더 중요시합니다.

 

이번 카르멘은 프랑스어로 공연하고 영어는 자막 처리합니다. 오페라 가수들은 기본적으로 이태리어, 프랑스어, 독일어의 딕션(diction)을 배웁니다.”

 

- 에스더는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나요?

 

“첫째, 저는 키가 조금 큰 편입니다. 스테이지에 서는데 도움이 됩니다. 170센티 정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70센티까지 자라게 하셨어요. 남편은 186센티라서 둘이 무대에 서면 잘 어울립니다.

 

▲ 코카투섬 야외무대에서 11월 25일부터 12월 18일까지 공연되고 있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Prudence Upton    

 

▲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남편(크리스찬 호티안 치)과 함께 출연한 에스더송 (Canberra Theatre, 2022. 9.15-17)   ©Esther Song     


둘째, 성격은 밝은 편입니다. 스테이지 서기 전까지는 떨리지만 일단 스테이지에 서면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숨을 고르고 예수의 이름으로 입장합니다.

 

스포트라이트가 비치면 몸에 배어서 그런지 그때부터 떨리지 않습니다.

 

셋째는 긍정적인 편입니다. 어릴 때 부모님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저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고 자존감을 높여 주었던 것 같습니다. 첼로를 하다가 성악을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때가 되면

남편과 함께 선교지로

 

- 남편은 어떤 분인가요?

 

“남편은 아주 착하고 성실한 분입니다. 대학원에서 만났는데 중국에서 시드니로 유학을 왔습니다. 예일대에도 합격을 했지만 장학생으로 시드니 음대에서 공부를 했어요. 남편은 졸업하기 전부터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에 스카우트되어 일찍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크리스찬이 아니었는데 극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지금은 저와 함께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 카르멘의 가상 야외무대(상)와 코카투섬에서 바라 본 하버 브리지(하).  ©OA   

 

▲ 오페라 카르멘에서 프라스키타 역을 맡아 열연하는 에스더송   ©Prudence Upton     


- 특별한 비전이 있나요?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국제적인 오페라 가수가 되는 게 꿈이지요. 그리고 언제라고 할 수 없지만 선교지로 가고 싶은 비전도 있습니다. 음악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찬양에 은혜를 받아 성악가가 되었습니다.

 

제가 어린 나이에 일찍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활동하는 선배들 중에 한국분이 몇몇 계시는데 제 세대는 저 혼자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주어진 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다가 하나님의 때가 되면 남편과 함께 떠날 예정입니다. 선교지로는 인도네시아와 중국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편도 이미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에 대하여 홍보해 주시죠.

 

“이번 공연은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의 야심작입니다. 오페라이지만 뮤지컬 같은 공연입니다. 오페라의 특성과 뮤지칼의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입니다.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공연입니다.

 

밤에는 폭죽까지 터집니다. 더구나 시드니 항구 중심에 위치한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코카투섬에서 최고의 가수들이 카르멘이란 세계적인 작품을 공연하는 것 자체가 많은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기대하고 오세요.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김환기|본지 영문편집인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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