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 속에서의 한국교회의 역할

글|인용태,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1/07/25 [12:30]
해마다 신학적인 핫 이슈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열리는 신학포럼이 올해 4주년을 맞았다. 보다 더 성숙하고 폭 넓은 신학연구소가 되기 위해 ‘목양신학연구소’에서 ‘호주한인기독교연구소’로 개명하고 시드니 신학포럼이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시드니성결교회당에서 열렸다.

▲ 다문화 사회 속에서의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제4회 신학포럼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는 조헌정 목사 (왼쪽 두 번째)     ©크리스찬리뷰

이번 주제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의 한국교회의 역할’이다. 요즈음 한국교회의 위기를 접하면서 다변화하는 문화적 상황에서 교회가 어떻게 준비되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체계있는 신학적 구조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절박함을 가지고 이번 포럼이 열렸다.

첫째 날 기대했던대로 많은 목회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유재인 목사(호주한인기독교연구소 총무)의 사회로김종규 목사(시드니영성교회 담임)의 기도, 디안 스피드 총장(Diane Speed|시드니신학대학)과 문단열 목사(시드니한인교회 교역자협의회 회장)의 축사가 있었고 이어 김호남 목사(호주한인기독교 연구소 소장)가 강사들을 소개하며 포럼이 진행되었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 

첫 강의는 클라이브 피어슨 (Dr. Clive Pearson|찰스스터드대학 신학학장)교수가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강의하였다.

▲ 클라이브 피어슨 교수     ©주경식

특히 공공신학(Public Theology)의 대가로서 자신의 신학적 논지를 전개하였는데, 공공신학의 과제는 이중초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 첫째가 공적인 영역에 참여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교회 내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교회 신조들이 공적인 요소들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공공신학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기독교 전통으로부터 찾아낼 수 있는 지혜와 통찰력들을 사용해서 공공의 선(public good), 공동의 선(common good), 혹은 시민 사회(civil society)라고 불려져 온 것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그는 “호주 한인 공공신학은 한국 국내의 공공 이슈들에 관한 것이겠는가? 아니면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지금 살고 있는 이곳 호주와 우리 이웃들의 이슈들에 관한 것이겠는가?”라고 질문을 제기하면서 “호주 한인 공공신학의 첫 과제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텍스트로 시작해서 ‘그럼 누가 내 이웃입니까?’라는 텍스트를 거쳐, ‘어떻게 하면 그 이웃들을 섬길 수 있을까?’라는 고민들을 하면서 ‘공동의 선’(common good)을 추구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참여한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주었고 한인교회사역의 목적 의식들을 재정의하게 하였다.

▲ 양낙흥 교수     ©크리스찬리뷰


 진정한 회심과 진정한 부흥

둘째 강의는 양낙흥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역사신학 교수)가 ‘조나단 에드워드의 부흥운동과 한국교회’에 대해서 강의하였다. 한국교회를 포함해서 현대복음주의교회의 특징은 구원을 아주 쉬운 것으로 묘사할 뿐 아니라 소위 ‘구원받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거의 억지로 주입한다는 데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나단 에드워드를 비롯한 청교도들의 구원론과 회심의 본질에 대해서 강의하였다.

에드워드에 의하면 회심의 첫 번째 단계는 각성(awakened)이며, 각성의 결과는 즉각 죄악과 방종을 버리는 것이다. 철저한 칼빈주의자인 에드워드는 인간이 행위에 의해 구원 얻는 것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함이 없이 구원 얻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즉 하나님은 지혜롭고 거룩한 목적을 위해 우리가 선한 일들을 행함이 없이는 최종적 구원을 받을 수 없도록 정하셨다는 것이다. 에드워드는 회심의 은혜를 얻으려면 종교적, 도덕적 의무를 포함한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 즉 우리가 행해야 하는 일은 단지 몇몇 계명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모든 계명에 대한 순종이다.

▲ 조헌정 목사     ©크리스찬리뷰


그래서 모든 예배에 참석하며 모든 지정된 은혜의 수단들을 부지런히 사용하며, 하나님과 사람에 대한 모든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에드워드는 ‘구원얻는 믿음’이 주어질 때까지 구도의 길을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전심으로 그에게 와서 그를 자신의 구주로 취하며, 자신을 그에게 드림으로써 그의 백성들 중 하나가 되며, 행복을 위해 그리스도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다. 에드워드의 회심론은 오늘 한국 교회를 포함해서 현대 기독교회에 큰 경종을 준다. 진정 ‘값싼 믿음’과 ‘값싼 은혜’를 통한 회심은 죄의식의 심화와 성화된 삶에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낙흥 교수의 강의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진정한 회심이 무엇이며, 현대교회들에게 진정한 부흥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케 하였다.

 
다민족사회 속에서의 민족교회 

셋째 강의에서 조헌정 목사(서울 향린교회 담임)는 ‘다민족사회 속에서의 민족교회론’에 대해서 강의하면서 이민교회 목회 경험과 사회 민족 문제에 활발하게 사역 해 온 향린교회의 사역을 토대로 강의를 하였다.

민족교회를 지칭할 때, 한국사회 안에서의 의미와 이민사회 안에서의 의미는 다르다. 한국 사회 안에서의 민족교회란 민족을 살리는 주체로서의 교회의 과제를 말한다. 그러나 호주나 미국과 같은 이민사회에서 민족교회를 말하는 것은 다문화 다민족 사회 안에서 특히 주류를 이루는 백인문화사회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소수민족 문화보호적 성격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한인교회는 한인사회의 동반자로 발전해왔으며 절대적인 위치를 갖게 되었다. 낯선 이국땅에 와서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이민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큰 위로와 희망이 되었다. 그리고 부부간의 신앙생활과 믿음생활을 통해 그들은 가정을 잘 지켜나갈 수 있었고 교회에서 한글을 가르침으로 민족의 정체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 시드니신학포럼 참가자들의 기념촬영     ©주경식

그러므로 이민교회는 민족교회로서 두 가지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는 현지에서의 민족교회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주류문화 곧 백인문화와의 접촉이다. 둘째는 어머니의 조국인 한국과의 대화와 연대를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정의평화생명의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역사적 예수와 디아스포라 신학’에 대해서 강의하면서 한국교회의 문제를 제기하였고 호주한인이민교회가 이 호주 사회 내의 정의 평화 생명의 사회 문제에 적극 개입하여 예수의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해 힘쓰고 더 나아가 민족교회로서의 책임의식을 갖고 우리 민족의 최대 비극일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남북분단의 문제에 남북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화해자의 입장에 서서 평화적 통일에 앞장서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번 포럼은 3명 강사들의 진솔한 강의와 냉철한 패널자들의 질문들을 통해 매시간마다 진지한 분위기였다. 참여했던 목회자들은 많은 도전과 신학적 고찰을 할 수 있었고 특히 고립된 이민교회현장에 신선한 충격이 되었으며, 이민교회와 민족교회의 역할을 정립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다문화 사회 속에서의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이런 의미에서 귀한 열매를 맺은 것 같다. 참여했던 한 목사는 이번 포럼을 통해 이민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시드니에 이런 신학적 연구 모임들이 필요함을 느낀다. 이런 모임을 준비 한 ‘호주한인기독교연구소’에 감사하며 시드니에 잔잔한 영적 영향력을 행하기를 기원했다.〠

 

글/인용태 | 시드니신학대학 교수
사진/권순형 | 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주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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