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자신의 필요만을 요구하기만 하다가 이제는 포기하고 냉담한 관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서로의 관계가 어려워질 때 부부는 처음에는 어떡하든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애를 쓰고 싸우지만 그것이 계속되면 그 고통을 경험하는 것이 싫고 지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서로에게 담을 쌓게 되고 남남처럼 반응하게 되는 냉담함이 시작되게 됩니다.
부부 관계 연구의 대가인 존 가트만 박사님은 이런 상태에 있는 부부는 감정적으로 결혼 상태를 부정하는 상태에 있다고 말하며 결혼 생활을 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화가 무익해서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별거 생활을 시작하고 외로움에 시달린다고 언급합니다. 그래서 가끔 이런 부부들은 싸운 일을 남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차분하게 이야기한다고 말합니다.
냉담함이 오래 지속되어 남남처럼 지내는 부부가 상담소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상담을 통해서 관계가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미 상대에 대해서 기대감이 전혀 없고 미워하는 마음조차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상담소는 변화를 위한 곳이라기보다 자신의 결정을 확인하기 위한 장소입니다. 또한 상담소에서 약간의 변화를 시도하지만 그동안에 형성된 부정적인 틀을 깨뜨리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회복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용기 내어 상담소를 찾았지만 자신은 변하지 않으려고 하고 상대방만 바꾸려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변화를 위해 정말 노력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상적인 결과가 나오겠지만 그 중에서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회복을 위해 정말 노력하고 포기를 하지 않는 경우에 부부 관계가 회복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정말로 절실한 변화를 원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통해 영향을 받은 배우자가 함께 변화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상담사가 “배우자에게 용서를 구하시면 좋겠어요! 또는 배우자와 함께 쇼핑을 가시는 것은 어떤가요? 배우자와 함께 밥을 먹어보세요! 손을 잡아보세요.”라고 하는 것은 불편한 것일 수 있지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이 모든 일은 어려운 일이기보다 자존심을 굽히고 나의 스타일을 버리고 해야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몸이 움직여야 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부부 관계도 이런 부분을 할 수만 있다면 부부 관계의 어려움에서 완전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 부부 관계에서는 자존심을 앞세우기보다 관계의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하기 싫어도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늘 아내가 남편이 집안일을 전혀 안 도와준다고 불평을 한다면 조금 피곤하지만 남자 일, 여자 일을 따질 것이 아니라 집에 돌아오면 아내를 위해서 설거지를 해줄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만일 배우자가 픽업해 주는 것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내가 조금 내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그 시간을 배우자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내가 바보 같고 손해를 보는 것 같을 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보면 손해가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행복한 부부 생활,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한 보험 투자금입니다.
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외롭고 슬픈 노후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부 관계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라고 권합니다. 회복되기를 원하는 환자와 같은 간절한 마음으로 말입니다. 심각한 병환 중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정확하고 냉정한 진단이 있어야 치료와 회복도 가능합니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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