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김훈/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12/29 [11:37]

Q: 저는 저의 생각이 통제되지 않아서 잠을 못 이룰 때도 있고, 쓸데없는 걱정으로 불안하여 괴롭습니다.

 

A: 사람들은 잠 자는 시간을 제외한 16시간 동안 4천 가지 정도의 생각을 한다고 하고 이 중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떠오르는 생각이 13%라고 합니다. (Eric Klinger, 1996)

 

이것은 정상적인 사람도 매일 강제적인 침투 사고를 520번이나 경험하는 셈입니다.

 

미국, 한국, 영국, 캐나다에서 시행한 연구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80~90%가 강박 사고의 똑 같은 내용의 불쾌한 생각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올랐다고 응답했습니다.

 

보통의 일반적인 사람일 경우 하루를 살아가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생각이 일정하게 침투하는 것을 꾸준히 경험하고 그 중에 많은 사람들은 불쾌한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똑 같이 다양한 침투하는 생각을 경험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문제가 되지 않고 어떤 사람들은 그 생각이 문제가 되어서 엄청난 고통을 경험하고 그 생각은 ‘강박적인 사고’(자신의 가치와 삶의 목표와 상관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을 자꾸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것)가 되고 또 강박적인 사고를 제어하기 위해 반복적인 ‘상쇄 행동’ (강박적 사고가 주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함으로 삶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먼저, 침투하는 생각들이 있을 때 그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무시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은 원치 않는 침투하는 생각들에 시달리는데 그것은 내가 하는 생각이 아니라 찾아오는 생각이기에 머리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가게 두자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생각아 왔네? 잘가?’라고 하면서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여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삶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하던 일에 더 집중합니다.

 

두 번째는 앞에서 본 것처럼 대부분의 침투하는 생각들은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생각을 통제하기 위한 시도들을 하는 것은 오히려 그 생각들을 지속하게 하는 자극제가 됨으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침투하는 생각을 안 하기 위해 그 생각을 연상시키는 모든 환경이나 사람을 피하는 행동, 또는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자꾸 사람들이나 환경을 확인함으로 안전함과 불안감을 줄이는 행동, 예를 들면, 문이 잠겼나 확인하기 위해 여러 번 반복적으로 확인을 한다든가 손에 병균이 묻지 않았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손을 자꾸 닦는 행동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행동을 하다 보면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줄일 수는 있으나 강박적 사고를 연상시켜 주는 역할을 함으로 상쇄행동과 연쇄적 고리를 가지고 문제를 지속시키고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통제하기 위한 시도들을 하게 되면 강박 사고로 인한 불쾌한 기분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는 것을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게 됨으로 문제를 고치지 못하게 됩니다. 사람의 감정은 일정한 주기가 있어서 좋은 감정이든 불쾌한 감정이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는 강박적인 사고가 주는 불쾌한 기분을 무엇인가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견디고 부딪혀야 합니다. 그러면 불쾌한 기분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화가 났을 때 90초만 참으면 화난 감정이 가라앉는다는 이론처럼 강박적 생각이 떠올랐을 때 불쾌하게 느끼는 감정으로 인해 그것을 급하게 없애려고 하기보다 불쾌한 감정을 견디어내는 것이 강박적 사고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용기란 두려워도 맞서는 것이다’ 라는 말을 전합니다.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존재하는 강박적 사고라고 여기며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 김훈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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